비타민과 미네랄 (수용성·지용성, 항산화제, 보충제)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 영양보충제, 지용성비타민, 수용성비타민, 미량영양소
비타민 보충제를 매일 챙겨 먹으면 무조건 건강해진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 믿음이 조금씩 흔들렸습니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종류마다 체내에서 작동하는 방식이 전혀 다르고,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1.수용성과 지용성, 이 차이를 모르면 비타민을 잘못 먹고 있는 겁니다
저도 처음엔 비타민이라면 다 비슷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먹으면 흡수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실제로 파고들어 보니 수용성(水溶性)과 지용성(脂溶性)의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중요했습니다. 수용성 비타민이란 물에 녹는 성질을 가진 비타민으로, 비타민 C와 8가지 비타민 B 복합체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 유형은 체내에 쌓이지 않고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매일 꾸준히 섭취해야 합니다.
반면 지용성(脂溶性) 비타민이란 기름에 녹는 성질을 가진 비타민으로, 비타민 A, D, E, K가 해당됩니다. 지용성 비타민은 체내 지방 조직과 간에 광범위하게 저장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저장이 된다는 말은, 과잉 섭취 시 몸 안에 쌓인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비타민 B12는 수용성이지만 예외적으로 체내에 저장이 된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지용성이라는 이유로 한꺼번에 많이 먹어두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위험한 발상입니다. 특히 비타민 A를 과잉 섭취했을 때는 탈모, 피부 건조, 뼈 약화뿐 아니라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이란 두개골 내부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상태로, 두통과 시력 문제를 동반하는 드물지만 심각한 질환입니다. 이걸 알고 나서 저는 지용성 비타민 보충제만큼은 절대 임의로 용량을 늘리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2.항산화제, 과일을 먹으면 되는 거지. 왜 굳이 캡슐로 먹나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항산화제(抗酸化劑, antioxidant)가 건강에 좋다는 말은 너무 많이 들어서 의심 없이 받아들였는데, 실제 연구 결과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항산화제란 세포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기는 자유 라디칼(free radical)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물질을 말합니다. 자유 라디칼이란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는 불안정한 분자로, 심혈관 질환이나 암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타민 C, 비타민 E, 셀레늄(selenium), 그리고 과일과 채소에 풍부한 베타카로틴(beta-carotene)이 대표적인 항산화제로 꼽힙니다. 셀레늄이란 체내 효소 반응에 관여하는 미량 무기질로, 항산화 방어 시스템의 중요한 구성 요소입니다.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사람들에게서 심혈관 질환과 특정 암의 발생률이 낮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내용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그 건강 효과가 항산화제 덕분인지, 아니면 과일과 채소 안의 다른 물질이나 식습관 전반의 효과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항산화 보충제가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그 믿음에 그대로 따르기엔 근거가 너무 빈약합니다. 실제로 항산화 보충제가 질병이나 사망을 예방한다는 근거는 부족하고,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캡슐로 항산화제를 따로 챙기는 것보다, 브로콜리 한 접시가 더 나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미량 무기질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철분, 아연, 요오드, 망간, 구리, 몰리브덴 등은 소량만 필요하지만 대사에 필요한 호르몬이나 효소의 구성 성분으로 없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이 미량 무기질(微量無機質, trace minerals)이란 말 그대로 극소량이 필요한 영양소로, 과잉 섭취 시에는 모두 독성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비소, 니켈, 크롬 같은 일부 성분은 과다 섭취 시 발암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소량이 약이 되고 많은 양이 독이 되는 아이러니가 영양소의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3. 보충제는 먹어야 할 때와 먹지 않아도 될 때를 구분해야 합니다.
제가 직접 여러 보충제를 써 봤는데, 느낀 점은 하나입니다. 식단이 이미 균형이 잡혀 있다면 보충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음식에서 섭취하는 것이 보충제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음식에는 현재 과학이 모두 파악하지 못한 다양한 유익 물질들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보충제는 개별 성분만 고농도로 담겨 있어서, 자연식품이 주는 시너지 효과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다만 보충제가 필요한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제가 공부하면서 정리한 보충제가 실질적으로 필요한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채식주의자나 비건의 경우 비타민 B12가 결핍되기 쉬워 보충제가 권장됩니다. B12는 주로 동물성 식품에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임산부는 엽산(비타민 B9)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식단만으로 충분한 양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햇빛 노출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비타민 D 합성이 부족해질 수 있어 보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고령자는 칼슘과 비타민 D 흡수 능력이 저하되어 골다공증 예방 차원에서 보충이 고려됩니다.
* 특정 질환이나 약물 복용으로 인해 특정 영양소의 흡수가 방해받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 후 보충이 권장됩니다.
칼슘, 마그네슘, 칼륨, 나트륨, 인 같은 다량 무기질(多量無機質, macro minerals)은 하루에 대략 1~2그램 수준으로 필요한 무기질입니다. 이 수준은 균형 잡힌 식단으로 충분히 충족 가능한 양이지만, 편식이 심하거나 특정 식품군을 완전히 배제한 경우라면 결핍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국내 영양 섭취 기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불소(fluoride)는 칼슘과 안정적인 결합을 형성해 뼈와 치아의 무기 성분을 단단하게 유지시켜 주어 충치 예방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불소 역시 과잉 섭취 시 독성을 나타내는 미량 무기질 중 하나라는 점은 간과하기 쉽습니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신체가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는 필수 영양소입니다. 반드시 식이를 통해 공급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더 먹으면 더 좋다"는 논리는 이 영역에선 통하지 않습니다.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있다면 보충제를 굳이 추가할 필요는 없고,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전문가와 상담 후 종류와 용량을 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의견 공유이며, 전문적인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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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지식인 msd메뉴얼